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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이야기/음악이야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by 동강사랑💙 2011. 2. 5.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로버트 킨케이드), 메릴 스트립(프란체스카 존슨)

식구들이 전부 박람회에 가고 혼자 남은 프란체스카는 비록 벗어날 수 없는 따분한 일상이지만 4일간의 자유를 만끽할 생각에 살짝 들뜬다. 길을 잃은 사진작가 로버트와의 예기치 않은 데이트.. 담배를 꺼내려는 로버트의 팔이 다리에 닿는 순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설렘이 그녀의 가슴을 콩닥 이게 한다.

더위도 식힐 겸 냉차 한잔 하지 않겠느냐는 그녀의 제안으로 장난 같은 운명의 사랑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여기 사는 것에 만족하세요?.. 로버트의 날카로운 질문에 머뭇거리며 속엣말을 한다.
남편도 좋은 사람이고 이곳도 살기 좋은 곳이긴 한데.. 하지만 내가 꿈꾸던 삶은 분명 이게 아니다.

로버트가 샤워하는 모습을 은근슬쩍 훔쳐보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신이 일하는 곳에 같이 가지 않겠느냐는 로버트의 데이트 신청에 새 원피스를 사 들고 그 사람만을 위한 치장에 공을 들이며 바람 핀 여자를 배척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목따윈 두려워지지 않을 만큼 로버트를 향한 프란체스카의 사랑은 이성으로도 통제되지 않는 선을 넘는다.

날 어디론가 데려다 줘요.. 이곳과 완전히 다른 세계로요.
로버트와의 사랑으로 프란체스카는 그동안 잃어버린채 살아왔던 나를 찾으며 잠시 행복하다. 하지만 이별을 안고 시작한 사랑.. 금요일이면 우린 이별이다. 이젠 어떡해야 하나.. 이사람을 붙잡고 싶은데.. 이사람과 함께하고 싶은데..

남편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를 버릴수가 없다. 그들속의 나로 살아온 나로서는 온전히 나로 살아갈 용기가 없다.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게 그렇게 살아왔어요.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결정하는 순간 사랑이 시작된다고 믿지만 사랑이 멈추는 때이기도 해요. 인생은 계속되고 꼼짝않고 자리를 지키다 보면 자식은 자라나서 떠나가며 내 인생도 가져가는 거죠. 그와의 아픈사랑을 가슴으로 추억하는 삶을 선택하는 프란체스카는 로버트를 떠나보낸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냥 돌아온 가족들을 맞이하며 속울음을 삼키는 그녀는 일상의 분주함속에 상처를 가두어버리고 4일간의 사랑을 떼어내려 애쓰던 어느날..  빗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애타게 애원하는 로버트의 눈빛과 마주치게 된다. 또다시 갈림길.. 그녀는 로버트를 온전히 떠나보내며 울부짖는다. 

처음.. 이영화를 봤을땐 그닥 마음에 와 닿지 않았었다. 환경도 바뀌고 젊음도 퇴색되어 가고있는 지금 이 영화를 다시보니 중년의 나이에 찾아든 그들의 사랑이 가슴시리도록 애틋하고 깊은 울림으로 마음에 남는다.

누군가의 가족으로 사는것에 익숙해진 우리는 타인의 이목을 비껴난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낸다는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리하고 권태로운 일상이 행복이란걸 알지만 점점 지쳐가며 외로워한다. 그래서 우린 잠깐의 짜릿한 일탈을 꿈꾸며 오늘의 권태를 이겨내려 애쓴다. 그들에게 주어진 4일간의 운명같은 사랑으로 로버트와 프란체스카는 외로움을 덜어낼 수 있었으리라

완벽하게 프란체스카를 연기하는 메릴 스트립... 로버트역을 다른 사람이 했더라면...
중년의 나이에 찾아든 장난같은 운명의 사랑이라.. 멋진일 아닌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